예전에는 자동차를 장기로 사용하고자 하면 일시불 또는 장기 할부로 구입하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근 몇 년 간 자동차를 소유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업무용 자동차 대여 시 사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던 장기 렌트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몇 시간, 며칠 단위로 사용하는 자동차 쉐어링 서비스도 매우 대중화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동차를 ‘구독’하는 서비스도 새롭게 선을 보이고 있다.
신규 서비스의 출시와 함께 자동차 판매 시장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에는 차량 주 구매층인 30대의 20.6%가 자동차를 구매했지만 2019년 1분기 기준으로는 단 15.4%만 차량을 구매, 실제 차량 구매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의 소비 트렌드가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것에서 필요할 때만 ‘렌트’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 렌트와 리스, 그리고 구독까지, 자동차를 빌리는 방법들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장기렌트의 장점과 단점
장기 렌트는 렌터카 소유의 자동차를 최소 1년 이상 연 단위로 대여하는 방법으로 평균 2년에서 3년 정도로 계약을 한다.
개인 또는 법인 사업자 명의로 사용할 경우 세제 감면 혜택이 있어 10년 전만 해도 회사 차량 대여 시 이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었지만 최근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며 구매 대신 장기 렌트에 관심을 갖는 개인 사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장기 렌트의 장점 중 하나는 초기 비용 및 차량 유지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보증료는 변동하지만 10~30% 정도의 보증료와 선납금을 내고 월 대여료를 지불하면 자동차를 구매했을 때 필요한 취등록세와 함께 자동차 보험료, 자동차세 등이 대여료에 모두 포함, 유류비 외에는 평소 운행 시에 별도로 나가는 금액이 없다.
추가로 기존 장기 렌트 서비스는 차량 점검과 관리가 사용자의 책임인 경우가 많았는데, 롯데 등 대형 렌터카 업체를 시작으로 차량 정기 점검 및 관리를 해주는 장기 렌트 서비스가 많아지며 차량 관리의 부담도 덜게 되었다. 계약 기간 동안 보험료 인상이 없다는 것도 장기 렌트의 장점이다.
보험 가입부터 렌터카 회사와 계약된 약관을 따르기 때문에 보험료가 저렴한 데다 보험 계약 주체가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료 인상이 없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은 장기 렌트의 단점이기도 하다. 장기 렌트를 이용하는 동안, 사용자가 다른 자동차를 보유하여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면 자동차보험 운전 경력이 단절된다.
또 중도 해지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계약 후에는 해지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함께 개인이 장기 렌트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많이 꼽히는 것이 번호판이다. 허, 하, 호 등으로 시작하는 영업용 번호판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운행 중 일반 구매 차량과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오토 리스의 장점과 단점
오토 리스는 리스사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자동차를 구매, 사용자에게 대여하는 방식이다. 자동차의 소유권은 리스사에게 있으며 렌트와 동일하게 연단위로 계약한다. 렌트와 다르게 일반 차량과 동일한 번호판을 사용하여 실제 운행 시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리스를 반기는 이유 중 하나이다.
리스 회사와 계약해 자동차를 빌려 타는 엇비슷한 대여 방식 때문에 오토 리스가 장기 렌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리스의 구분에 따라 장기 렌트와 비슷하기도, 전혀 다르기도 하다. 오토 리스는 크게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구분되고 장단점의 차이가 있다.
금융리스는 쉽게 말하자면 장기 대출이다. 리스 회사가 사용자 대신 자동차를 구입하고 사용자는 정해진 기간 동안 할부처럼 리스료를 납부하여 만기 시에는 자동차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리스사의 돈을 빌리는 것이다.
따라서 계약이 종료되면 리스 회사에 자동차 반납이 아닌 차량을 인수하거나 재 리스 해야 한다. 이러한 금융 리스의 가장 큰 단점은 제2금융권 대출 상품으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리스 금액은 부채로 인식되고 대출 한도에 영향을 끼친다.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또 자동차 보험도 사용자가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 따라서 사용하는 개인의 조건에 따라 보험료율이 변동되며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료율도 인상된다.
자동차 정비와 관리의 책임 역시 사용자에게 있다는 점도 금융 리스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또 보통 연간 3만 km로 주행 약정 거리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초과하면 비용이 추가된다.
반면 운용리스는 장기 렌트와 비슷하게 리스사에서 자동차를 구매하고 사용자는 구매한 차량을 임대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계약 만료 시 금융리스와 다르게 반납도 가능하다.
운용리스로 대여한 자동차는 리스사의 명의로 등록되기 때문에 계약기간 동안은 사용자의 자산으로 잡히지 않는다. (인수 후 명의 이전을 하면 사용자의 자산으로 인정) 때문에 건보료와 재산세의 할증이 없다.
또 취등록세와 자동차세 역시 리스료에 포함되어 있다. 금융리스에 비해 세금 등의 부가적인 금전 부담은 덜하지만, 주행 약정 거리 초과 시 금융리스와 동일하게 초과 비용이 있다.
구독서비스의 장점과 단점
구독은 최근 새롭게 출시된 서비스로, 일정 브랜드 및 시리즈의 차종을 계약기간 동안 정해진 횟수만큼 변경하여 사용이 가능하다. 대체로 월단위로 계약하여 2~4주 동안 1개 차종을 운행 후 반환하거나 차종 변경을 할 수 있다.
취등록세와 자동차세, 자동차 보험료가 모두 구독료에 포함되어 있고 차량 관리도 업체의 책임인지라 유류비 외에는 신경 쓸 것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구독의 가장 큰 장점은 단기간 동안 다양한 차량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제공하는 현대 셀렉션의 경우, 쏘나타, 투싼, 벨로스터 중에서 월 최대 2회까지 교체할 수 있다.
월 1회 팰리세이드,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코나 일렉트릭도 사용해볼 수 있다. 조금 더 구독료가 비싼 제네시스 스펙트럼을 구독하면 제네시스 브랜드 전 라인업을 매월 최대 2회씩 바꿔 탈 수 있다.
복잡한 심사 절차없이 앱을 통해 차량을 예약하고 반납하고 새로운 차량을 배달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꼽는 장점이다.
반면 구독의 가장 큰 단점은 무엇보다도 가격일 것이다. 70만 원대 초반에서 150만 원 정도의 구독료를 매달 지불해야 하는데, MINI 등 일부 브랜드는 100만 원 이상의 가입비도 받고 있다.
앞서 소개한 장기 렌트나 리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비싼 금액이다. 또한 아직 시범 운영단계이기 때문인지 일부 브랜드는 서울 지역만 차량 배송이 되는 등의 지역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 선택한 구독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차량 안에서만 차종 변경이 되기 때문에 차량 선택이 제한적인 것도 구독 서비스의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장기 렌트 vs. 오토 리스 vs. 구독
소개한 3가지 대여 서비스를 다양한 항목으로 비교해보았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장기 렌트가 가장 이득이다. 취등록세는 물론, 자동차세, 보험료 모두 대여료에 포함되어 있으며, 자동차 보험료율 또한 사용자의 보험료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리스 역시 리스사에 따라 가성비 있는 금액으로도 이용은 가능하나 리스 금액이 대출로 잡힌다는 점에서는 장기 렌트보다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운용 재미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구독이 가장 클 것으로 추측된다.
월 최대 2~3회의 차종 변경이 가능해 다양한 차종을 운행해 볼 수 있고, 예약, 반납, 차종 변경까지 가장 편리하게 앱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차량 운행 외에는 보험, 차량 점검 등을 사용자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체면을 중시하는 분들이라면 리스가 가장 매력적일 것이다.
금융 리스의 경우, 보험사의 운전 경력도 그대로 인정이 되며, 번호판도 일반 차량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 15인승 이하 차량만 가능한 장기 렌트나 선택 가능한 차종이 정해진 구독 서비스와 다르게 전차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다.
3가지 모두 다양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본인의 금전적인 사정과 목적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길 바란다.